[대학? 무슨 대학? 가서 뭐 하게?] 엄마 아빠의 반응은 솔직히 좀 상처였다. 인문계 고3이 대학 준비하겠다는 게 그리 정색할 일인가. 가서 뭘 하긴. 다들 가고 그러는데 나도 가겠다는데, 집에서는 영 탐탁찮아했다. 열 살 많은 형은 군대에 다녀오더니 외할머니 족발 가게 일을 돕다가 그걸 아예 이어받았다. 그 뒤로 무슨 수를 쓴 건지 대박이 나서 텔레비전...
지하철역 근처의 약국을 발견한 것은 이사 직후였다. 집에서 역으로 가는 길 중간쯤에 있는 약국은 이면도로 안쪽으로 들어와 있어서 남들 눈에 잘 띄지 않는 위치였다. 두통약과 진통제를 달고 사는 탓에 나는 약국의 위치를 눈여겨보았고, 아니나 다를까 며칠 후 머리가 아프기 시작했다. [에드빌하고 타이레놀 있나요?] 약국에는 곱상하게 생긴 젊은 약사가 앉아 있었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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